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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인생은 고양이처럼, 책 <오늘도 냥마스테> 북 리뷰

by 목동부추 2022. 6. 27.

 

진지하지 않은, 그러나 가볍지만은 않은 일러스트

이 책은 주인공인 작가와 고양이 그리고 그들의 요가 라이프를 그린 인생 이야기입니다. 처음에는 귀여운 일러스트의 책 표지에 눈이 가고, 냥마스테라는 제목에서 한번 더 눈길이 가다가 네모칸 속의 일러스트와 거기에 담긴 내용을 몇 장 읽다 보면 진지하게 귀담아 들어야 하는 이야기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야기의 주요 소재를 하나하나 따져보면 소위 '덕질'이 수반되지 않고서야 공감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기도 합니다. 요가는 사람들에게 대중적인 운동으로 인식되긴 했지만 꾸준히 그리고 전문가 이상의 수련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고양이는 집사들의 사랑을 받는 인간의 오랜 친구로 인식되지만 키우는 사람들만의 유대감은 그저 지나가다 귀엽게 보는 대부분의 사람들과는 차원이 다른 애정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 요가와 고양이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이를 통해 인생을 마주하는 자세를 배우는 작가의 모습은 굉장히 신선합니다. 

또한 마음을 수련하기 위해 요가를 하는 작가가 자신이 키우고 있는 모리라는 고양이를 통해 몸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것을 보고 나의 요가선생은 모리라고 생각하며 자신의 삶 속에 접목시켜 자칫 진지할 수도 있는 인생관을 너무나 유쾌하고 소소하게 풀어 갑니다. 

 

요가를 하듯이 유유히 그려내는 인생이야기

책의 전반은 네 컷 자리 만화 형식으로 된 일러스트로 각각의 주제로 스토리가 전개됩니다. 그 사이사이 작가가 고백하듯 써 내려간 수필 형식의 글이 들어가 있습니다. 

차례를 보면 소제목에서와 같이 요가의 단계를 풀어내듯 총 4부로 이루어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제1부는 '균형을 기르는 중입니다'로 작가가 고양이 모리와 함께 요가를 시작하게 된 시점부터 마음속에 불안함이라는 불균형이 생길 때 고양이의 상담에 의지하며 마음을 다독이는 여러 에피소드로 그려집니다. 2부는 '깊고 긴 호흡이 필요한 나에게'라는 소주제로 작가가 타인과의 관계에서 받은 상처나 자신의 미래에 대한 불안함 등의 여러 가지 인생 고민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 내는지,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사적인 것들에 대해 소소하게 그려냅니다. 이러한 작가의 고백을 통해 좀 더 독자들과 친숙하게 다가오는 느낌을 줍니다. 제3부는 '마음은 단단하게 일상은 유연하게'로 작가 자신이 겪었던 일에 대한 솔직한 감정을 이야기하고 좀 더 사적인 자신의 성향에 대해 담담히 풀어내면서 가장 수필다운 일러스트 스타일을 보여줍니다. 마지막으로 4부는 '매일매일 균형 있게'로 특히 '마음의 코어'편에서 작가는 "마음에도 코어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통과하지만 내가 나로 있을 수 있는 이유"라 말합니다. 결국은 마치 요가에서 잘 서있기 위한 연습을 하는 것과 같이 모든 일에는 알맞은 힘을 분배하여 균형있게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말해 줍니다. 이렇게 매 에피소드마다 그려진 그림과 대화를 따라가다 보면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마냥 귀엽게만 보고 넘길 만화책이 아니란 걸 느끼게 해줍니다. 

 

내일은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은 이들을 위한 작가의 소소한 고백

작가는 말합니다. "실패도 해보고 마음껏 두려워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다 그러면서 성장하는 거라고,  비판과 지적은 중요하지 않다. (중략) 그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니까. 매일 지더라도 고군분투하길 바란다." "인생의 맛은 여러 감정이 뒤섞여 지지고 볶아야 살아지는 게 세상이라는 것, 된장찌개도 다른 맛의 재료가 만나 좋은 맛을 낸다."

결국 인생은 초보 요가 수련생이 결코 어려운 동작을 바로 해낼 수 없듯이 인생에도 저마다의 속도로 유연하게 대처하며 살아내야 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조금은 더디더라도 천천히, 고양이의 몸짓과 같이 조용하지만 세심하게 자신을 돌아보며 삶 자체를 즐기는 것. 그것이 요가 수련만큼이나 어려운 인생 수련의 방법 아닐까요? 

어렵게만 느껴졌던 사람과의 관계나 사회생활, 미래에 대한 불안함이 만연하던 시절 서점에서 이 책을 집어 들고 단숨에 읽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1년 뒤 그때보다 조금은 인생에 대해 여유롭게 대처할 수 있는 힘이 생긴 뒤에 다시 읽어보니 이제는 좀 더 편안하게 책 자체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하게, 두 번째 읽을 때는 좀 더 느긋하게 생각하며 읽어 보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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