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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책 <마음이 하는 일> 북 리뷰

by 목동부추 2022. 7. 26.

작가의 개인적인 '마음이 하는 일'이란

작가 오지은은 여성 뮤지션으로 더 잘 알려진 음악가이자 5권의 책을 출간한 작가이기도 합니다. 이번 도서 <마음이 하는 일>은 작가의 산문집으로 잡지 '씨네21'에 "마음이 하는 일"이라는 주제로 연재되었던 칼럼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책입니다. 작가는 에세이라는 장르에 대한 편견을 깨고자 하는 고뇌를 통해 이 책의 장르를 산문이나 수필로 규정하지 않고 '마음을 잡으려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생긴 몇 년간의 흔적'들을 모아 짧고 가벼운 책으로 엮었다고 대변합니다. 서문을 통해 작가는 시시콜콜한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올려놓는 타인의 개인 블로그를 좋아하며 그러한 소소한 개인적인 삶의 이야기에 대한 찬미를 열거합니다. 대의, 진짜 중요한 일 등은 누가 규정하는 것이며 그러한 것들이 개개인의 삶과 이야기보다 더 가치가 있는지는 누가 결정하는 것인지 생각해보게끔 합니다.   

 

소소하지만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주제

책은 3부로 나누어져 있으며 1부는 작가 오지은의 개인적인 취향이 담긴 다방면의 주제에 걸친 이야기들을 서술하고 있습니다. 2, 3부 또한 작가의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 가미된 주제들로 전개되지만 1부는 특히 작가의 '보여지는' 취향을 담았습니다. '소비와 향기'편에서 어린 시절 여성 잡지의 광고를 보고 환상에 빠져 어른이 되면 꼭 돌체비타 향수를 사서 뿌려야지라고 생각했던 순수한 마음부터 한 유튜버의 채널을 보고 아침 습관을 따라 하기 위해 아유르베다 미지근한 물을 마셔보기도 하는 작가의 일상 속 소소한 개취(개인의 취향)를 엿보는 것이 은근한 재미를 줍니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가 작가와 같이 자신만의 소소한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그 '무언가'를 늘 찾아다니기 때문입니다. 독자들은 이러한 작가의 글을 읽으며 '오호, 이런 게 있군' 또는 '맞아, 나도 이런 걸 좋아하지.'라며 자신의 기호와 비교하며 결국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생각하기에 이릅니다.

2부에 실린 글들을 굳이 정의 내려 설명하자면 작가와 밖의 세계가 '연결' 될 때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작가가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살아갈 때 벌어지는 일들이나 생각들에 대해 써 내려간 생각들을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가수가 아닌 작가로서의 오지은으로 살아가면서 마감이란 것을 인생에 들이고 나서 알게 된 사회적 책임감과 고뇌에 대해 쓴 '마감이 힘들어도'부터 예술적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직업'이란 것을 어떻게 대하고 있으며,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잘 들여다볼 수 있는 '예술과 무대와 직업과 사람', '보여지는 직업' 편의 두 글까지 직업에 대한 성찰을 꾸준히 하고 있음을 짐작케 합니다. 

3부에서는 좀 더 넓고 무거운 주제의 사회적 문제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이야기합니다. 페미니스트인 작가의 시선에서 보는 테니스 선수 오사카 나오미('흔들리며 달려가는 사람' 중), 영화 <블랙 위도우>에서 보여지는 주인공역의 스칼렛 요한슨과 감독 케이트 쇼트랜드('앞에 서는 사람에게 일어나는 일' 중)에 대한 동경 등을 통해 좀 더 직접적인 작가의 개인적 의견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세계 여성의 날을 소개하며 시작되는 '어떤 선택과 어떤 무게와 어떤 혐오에 대하여'의 글에서는 사회적으로 많은 화자가 되었던 변희수 하사의 죽음과 극작가 이은용씨에 대해 언급하며 좀 더 힘 있게 사회적 이슈들에 대한 작가의 목소리를 강하게 내뿜습니다.    

'나'에게 있어 마음이 하는 일을 찾는다는 것

오랜만에 자기 계발서나 최신 정보를 습득하는 서적들이 아닌 개인적인 생각과 마음을 담은 책을 읽다 보니 머리로 읽어내지 않고 가볍게 읽어내려갈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작가가 말했듯 어떤 큰 목적과 대의를 가진 것들을 담아내는 책이든 개인적인 소소한 삶에 대한 에세이든지 어떤 것이 더 중요하고 가치 있는가를 가려내는 것이란 상당히 어려운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우선 생각하는 '결'이 다르며, 읽을 때 움직이는 뇌와 심장의 부분(?)이 굉장히 다르다는 걸 느꼈기 때문입니다. 제목부터가 '마음이 하는 일'입니다. 독자들이 이 책을 집어 들고 한 두장 휙휙 읽어 내려가다가 본격적으로 읽기 위해 가방 속에 책을 구매하여 넣고 다니던지, 아니면 '애이, 뭐 별거 없네'하고 다시 있던 자리에 놓고 뒤돌아 가던지는 각자 스스로가 '마음이 하는 일' 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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