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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활을 통해 배우는 인생의 철학, 도서 아처 북리뷰

by 목동부추 2022. 6. 24.

 

파울로 코엘료가 전하는 인생 수련법

오늘의 책 <아처>는 도서 <연금술사>를 쓴 세계적인 작가 파울로 코엘료가 21년 최신작으로 선보인 책입니다. 170개국 이상의 나라에서 83가지의 언어로 번역되어 한 권의 책이 가장 많은 언어로 번역된 작가로서 기네스북에도 오른 파울로 코엘료가 오랜만에 <연금술사> 이후로 인생과 철학을 이야기하는 결이 비슷한 소설을 출간했습니다. 이전의 책 <브리다>, <오자히르>,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등을 통해 몽환적이면서도 진취적인 여성성, 부드러움 속의 강함 등의 이미지를 구사하며 본인만의 독특한 색을 강하게 품은 개성 있는 소설들로 독자들을 매료시켰다면 이번 책에서는 코엘료의 첫 작품이었던 <순례자>와 <연금술사>의 맥을 잇는 유사한 방식의 철학서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인생을 좀 더 깊이 있고 진중하게 들여다보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책을 읽고 자신의 삶과 마음을 다시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두 번째로 책을 즐기는 방법을 설명하자면, 이번 책 <아처>에서도 파울로 코엘료만의 눈에 띄는 책의 구성이 그대로 나타납니다. 코엘료는 늘 책의 맨 첫 장에 각 책들이 지어지게 된 동기나 영감을 준 사람에게 감사의 표현을 합니다. 이번 책에서도 자신의 궁도 수련을 하는 모습을 보고 책의 아이디어를 준 이(레오나르두 오이티시카)에게 이 책을 바친다고 썼습니다. 또 그 다음장을 넘기면 천주교 신자인 코엘료가 늘 기록하는 기도문을 볼 수 있습니다. 책의 내용과 그다지 연관성이 있어 보이지는 않지만 코엘료가 이 책을 쓰며 진정성을 느꼈던 기도문을 적어두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렇게 두장 내지 세장의 코엘료 스타일의 책 구성으로 말머리가 시작되고 나면 본격적인 그의 이야기가 펼쳐지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눈여겨 볼 이 책의 특징은 글의 중간중간마다 적절히 배치되어 그려진 일러스트를 보는 즐거움입니다. 이 삽화들은 막연히 글로만 읽었을 때 느끼는 주인공과 그 주변 인물들의 상황, 위치, 배경들을 독자들이 더 상상하기 쉽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이 책은 단시간에 빠르게 읽어 내려가는 소설이라기보다는 문구 하나하나를 천천히 음미하듯이 읽고, 다시 한번 곱씹어 보며 나의 상황과 비교하기도 하는 '생각'하는 책 읽기가 어울리는 일종의 철학서이기 때문에 이러한 일러스트를 통해 복잡했던 머릿속에 쉼을 주고, 책을 읽어 내려가는데 여유를 제공합니다.  

우리는 모두 궁사이다

앞서 얘기 했듯이 이 책은 인생을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깊이 있는 성찰을 할 수 있게끔 안내자 역할을 합니다. 이 책의 핵심 키워드는 '활'로, 이 활을 쏘는 '궁사'는 인생을 살아가는 각 개개인을 의미합니다. 활, 즉 '인생'을 좀 더 나은 삶으로 살아내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하며,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살아가야 하는지를 화살과 활 잡는 법부터 표적을 보는 법까지 다양한 활쏘기의 비유를 통해서 우리가 찾고자 하는 마음 수련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있습니다.  

이야기는 어느 한적한 마을에 찾아온 이방인이 '진'을 찾아왔다며 소년에게 그가 있는 곳을 안내해줄 것을 제안하며 시작됩니다. 이방인은 자신이 활쏘기의 일인자라고 자부하며 전설적인 궁사인 진과의 대결을 몹시 원합니다. 이윽고 이루어진 대결을 통해 이방인은 '진'에게 기술을 너머 더 고차원적인 그 무엇을 가르쳐달라고 요청합니다. 진은 그 가르침을 통해 같이 있던 소년에게도 인생에 필요한 진리들을 깨우쳐 주게 됩니다. 활과 인생에 대한 비유는 이렇듯 절묘하면서도 철학적으로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알기 쉽게 그가 말하고자 하는 마음 수련법을 선사합니다.  

 

마음에 남는 소설 속 구절

"결과가 좋든 좋지 않든 그날 아침의 활쏘기에 너무 휘둘려서는 안 된다. 앞으로 수많은 날이 남아 있고, 각각의 화살은 그 자체로 하나의 삶이다. 잘하지 못한 날들을 교훈삼아 네가 흔들린 이유를 알아내라. 잘한 날들을 거울삼아 내면의 평온으로 이르는 길을 찾아라."

글의 후반부 '표적을 보는 법'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위의 구절이 어쩌면 이 책에서 궁극적으로 말하고자하는 결론이지 않을까 합니다. 모든 활쏘기의 준비와 수많은 연습들, 즉 인생에서 유년기부터 성인으로 성장할 때까지 깨지고 부딪히는 고난과 시련의 연속들이 쌓이고 쌓여 지금의 삶이 되듯이 어떤 날은 비가 올 때도 있고, 천둥 번개가 칠 때도 있겠지만 화창한 햇살이 드리우는 날도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너무나 뻔한 교훈 같지만 이보다 더 지금 현재의 삶에 가장 큰 조언이 있을까요? '지금'을 사는 당신이여 오늘 비록 궂은날이었다 할지라도 툭툭 털고 또 내일을 위해 힘을 내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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